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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영화

크루엘라 후기 볼거리는 풍부 내용은 글쎄

극장에서 크루엘라를 보고 왔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만큼은 아니었던 영화였다. 그래도 볼만했던 영화였다. 크루엘라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61년에 개봉한 “101마리 달마티안”을 알아야 한다. 101마리 달마티안에서 크루엘라는 달마티안 가죽으로 코트를 만들려고 하는 악랄한 악역이다. 영화 <크루엘라>는 이 악녀 크루엘라의 성장기와 악녀가 된 배경을 다룬 영화로 보면 되겠다. 


[영화 보게 된 이유]


많은 영화들 중에 코로나 시국을 뚫고 영화관에서 크루엘라는 보겠다고 다짐한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엠마스톤의 연기에 대한 믿음이었다. 라라 랜드로 히트를 친 이후에 딱히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는데 스크린으로 돌아온다니 안 볼 수가 있을까. 라라 랜드를 너무 재밌게 봤고 엠마 스톤 연기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악녀 연기는 어떨까에 대한 기대가 컸다. 두 번째는 바로 소재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나는 어렸을 적 친구 중에 디즈니의 101마리 강아지를 정말 좋아했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 집에 놀러 가면 항상 티브이에 그 애니메이션이 틀어져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단순히 크루엘라가 정말 못된 악역이고 인과응보의 결말을 보면서 굉장히 통쾌했었다. 

 

 

근데 성인이 되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살다 보니 타고난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모든 인물은 각자 자신만의 사연과 아픔이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 말도 들어봤다. 영화 ‘나 홀로 집에’를 보고 악당들이 불쌍해 보이기 시작하면 어른이 된 것이라고. 크루엘라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지 굉장히 궁금했다. 세 번째는 악역이 가지는 매력, 바로 세상 눈치 안 보고 내 맘대로 하는 통쾌함을 느끼고 싶었다. 어렸을 때는 무조건 악당을 물리치는 히어로들이 최고였다. 근데 오히려 성인이 되면서 세상 눈치 안 보고 제 멋대로 행동하는 악역들이 인기를 끄는 것 같다. 마치 베트맨보다는 조커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던 것처럼 말이다. 남 신경 안 쓰고 할 말 다하는 성격의 크루엘라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제일 마지막으로는 화려한 의상이지 않을까 싶다. 일단 반은 검정이고 반은 하얀색인 머리부터 이 영화 비주얼이 장난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의 볼거리]

- 가장 화려하고 눈이 즐거웠던 건 역시 크루엘라의 의상이다. 이 영화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이 누군지 궁금할 정도로 굉장히 세련되고 크루엘라에게 찰떡이었다. 특히 얼굴에 The Future이라고 쓰고 나타난 부분과 하얀 망토를 태우고 빨간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부분은 정말 좋았다. <크루엘라>의 의상은 이미 오스카에서 의상상을 받았다고 한다. 크루엘라와 남작 부인 의상이 모두 화려해서 영화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유튜브를 참고해보니 엠마 스톤의 의상만 47개나 되었다고 한다. 두번째는 바로 감각 있는 노래. 퀸, 플로렌스 앤더 머신, 비지스 등 올드 락, 팝 등 귀를 사로잡는 ost가 끊임없이 나온다. 음악이 특히 영화를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또 인상 깊었던 것은 진짜와 구별되지 않는 강아지 CG 효과였다. 사실 동물이 등장하는 영화가 그간 동물권을 위반한다고 말이 많았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도 강아지 나오는 영화를 잘 안보기도 했다. 근데 <크루엘라>에서는 실제 강아지 반, 효과 반 정도롤 촬영했다고 한다. 털이나 움직임이 진짜 강아지 같이 자연스러웠다. 이런 기술의 발전은 아주 반갑다. 


[아쉬운 점]

개인적으로는 101마리 달마시안과의 연결성이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탄탄하지 못했던 스토리 라인이 아니었다 싶다. 크루엘라 영화에서 에스텔라가 크루엘라로 흑화 되긴 했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도 여전히 <크루엘라>의 크루엘라와 <101마리 달마티안>의 크루엘라와의 갭 차이는 꽤나 크게 느껴진다. 쿠키 영상으로 연결점을 찾긴 했지만 아쉽긴 하다.  그래도 볼거리가 풍부한 영화고 우리의 추억과 연결되는 영화이니 보시길 추천드린다. 에스텔라가 크루엘라가 되기까지 어떤 사연이 있고 사회성을 주신 어머니와 나르시스트의 면모를 주신 어머니 사이의 존재에서 그녀가 겪는 자아정체성의 혼란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보시기 전에 꼭꼭 101마리 달마티안을 보고 가시길 바란다. 또 크루엘라 엔딩 크레딧 중간에 쿠키 영상이 있으니 꼭 보시길 바란다.

별점 : ★ ★ ★ + 반